라이프로그


고구마 묘종 내기 전원생활

수년째 횡성의 아는 분께 가서 해마다 고구마 묘종을 구해 와 심었더랬습니다.
우리 부부 고구마 참 좋아합니다.

부부가 함께 살아가면서 문득 공통점을 발견하고 '아하! 이래서 인연인가?' 싶은 때가 한번씩 있죠?

우리 부부는 누룽지를 좋아합니다.
얼마나 좋아하냐면 집사람은 너무 많이 먹어 치아가 닳아 이젠 못먹을 정도입니다.
저도 이젠 딱딱한 건 못먹고 약간 무른 것까진 먹는데 그래도 치아에 적신호가 이미 와있어 치과에서 주의경고를 받아둔 상태입니다.
그래도 먹어야죠?
그래서 누룽지를 만들어 두었다가 다시 물을 부어 끓여 먹습니다.
근데 그냥 끓여 먹으면 맛이 떨어져요.
내가 먹는 방식은 물을 끓여 누룽지를 넣고 좀더 끓이다가 몰랑몰랑해지면 불을 끄고 끓는 물을 따라내어 별도로 담아내고 누룽지에 다시 찬물을 부어 먹습니다. 그러면 누룽지의 본래 맛을 찾을 수 있고 숭늉은 또 그대로 속 풀어주는데 그만이죠.
가마솥에 누룽지 만들어 먹을려고 로켓트화덕 만들었죠.

한번 보실래요? 

로켓스토브 만들기 포스팅은 http://energywave.egloos.com/591950 로 가세요.

콩나물 맑은 국을 그렇게 좋아합니다.
저는 태어난 그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콩나물 빼먹은 날이 없네요. 그렇게 먹어도 질리지 않으니 정말 콩나물과는 천생베필?
집사람은 서울서 콩나물국 먹으려 새벽열차 타고 전주까지 3번이나 다녀왔답니다. 세상에~!
그 콩나물국집 찾으려 두번이나 전주 갔다가 결국 못찾고 엉뚱한 집 가서 실망만 하고 왔었답니다.

얘기가 주제와 좀 빗나가고 있군요.
아무튼 횡성의 그분들께서 더 이상 고구마 농사를 못짓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그 고구마, 물고구마, 호박고구마, 너무나 달고 맛있는, 딴 곳에서는 못 먹어본 그 고구마가 필요한데, 묘종 낼줄을 몰라 두해를 실패하다 이번에 이웃 아저씨의 도움으로 묘종을 내고 남들보다 일주일이나 늦게 심었는데도 먹을 만큼은 수확이 되어 기쁜 마음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귀촌, 귀농하셔서 어쩔줄 몰라하는 분들, 분명 계실테고, 도움이 될까 하여 포스팅합니다.
참고들 하시길...

준비된 비닐하우스 내의 바닥을 10cm 정도(고구마가 살짝 덮힐 정도로만) 평평하게 파내고 그 위에 퇴비를 깔고 흙으로 살짝 덮습니다. 이때 혹시 왕겨훈탄 같은 게 있다면 덮어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용도는 퇴비가 발효되면서 열을 내어 고구마의 싹을 틔우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흙을 덮고 있죠?
고구마를 죽 늘어서 자리를 잡아줍니다. 고구마 종근에서 싹이 나와야 되므로 다닥다닥 붙일 필요는 없겠죠? 그렇다고 너무 넓게 할 이유도 없습니다. 퇴비를 깔아준 면적 위에 아래 사진에서 보듯 저 정도로 늘어주면 되겠죠?

고구마를 다 놓았으면 그 위에 흙을 덮어줍니다.

덮는 흙은 그냥 흙으로 덮어도 되고 왕겨훈탄을 섞어서 덮어주면 더 좋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왕겨훈탄이 햇볕을 받아 흙보다 훨씬 더 따뜻하게 종근을 보듬어 안아주기 때문입니다. 포근하고 따뜻하게... 생명의 잉태! 마치 '도레나라' 이불처럼, 그렇게 포근하고 따뜻하게...

흙을 평평하게 잘 펴서 고구마 종근이 흙 밖으로 삐져나오지 않도록 주의해 덮어줍니다.

이제 물을 주어야죠? 물은 생명의 근원! 듬뿍, 흙들이 흥건히 젖을 정도로 충분히 뿌려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닐하우스 안이지만 한번 더 지주목을 받치고 비닐을 덮어줍니다. 낮에는 햇볕을 받고 퇴비의 발효열로 아주 따뜻하겠지만 밤이 되면 아직도 차기 때문에 밤에도 따뜻하게 감싸 싹이 잘 나오도록 보온해 주는 것이죠.
자, 여기서 중요한 팁 하나!
낮에, 저 비닐 젖혀두어야 합니다. 저녁이 되면 다시 덮어주고. 만약 낮에 잊어버리고 비닐 덮어두었다면, 거의 끝장납니다. 고구마, 다 말라 죽어버립니다. 
저, 한번 실수 해가지고... 그냥 둔 채 서울 갔다 밤에 내려왔더니, 완전히 다 버린 줄 알았는데, 윗집 아저씨께서 내려와 보시곤 늦게나마 비닐을 젖혀주시는 바람에, 그나마 명맥을 유지했다는...ㅠㅠ;
그리고 해 떨어질 즈음에 꼭 물 흠뻑 주어야 합니다.
온도와 물!!!!


지난 5월 1일에 뒤늦게, 급하게 묘종을 만든다고 심었습니다. 많이 늦어버렸죠. 사실, 수확이 좋을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시기를 놓쳤기에, 하지만, 종근만이라도 건질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바라고 묘종내기를 한 겁니다. 
아래 사진은 5월 12일, 열하루 만에 싹이 올라와 쌩긋이 미소짓고 있는 예쁜 모습입니다.

옆에 덧붙여 만든 야콘 묘종에서도 싹이 나왔습니다. 어이구, 이쁜 것들!!!

6월 2일. 31일 만입니다. 많이 컸죠? 이 날부터 묘종을 잘라 본격적으로 이식을 시작했습니다.
밭을 갈고, 

또 갈고

비닐 멀칭을 해주고 나서 묘종을 쪼개어 잘라다 놓고

비닐에 구멍을 내고 물을 약간 채워 흙을 적셔준 후 묘종을 심고 

흙을 돋워 세워줍니다.
저기 남은 밭에 다 심어야 합니다.

아까 보신 가마솥 화덕 옆에 짜투리 땅도 살짝 갈아엎고 남은 묘종을 거기다 또 심었습니다.
근데 6월 7일 나가보니 고구마꽃이 활짝 피었군요. 묘종 내고 1달 1주일, 이식하고 일주일 만입니다.

여긴 묘종판. 1달 1주일만의 모습. 계속 묘종을 잘라내어 옮겨 심고 있습니다. 근데, 이젠 밭이 모자라서...

6월 27일, 두달에서 사흘 모자랍니다.
고구마 밭 한번 보시죠.
잘 크고 있습니다.
7월 15일. 올해 비 엄청 왔죠? 마치 열대지역의 우기라도 된듯, 쉴새 없이 그렇게도 퍼붓는 빗속에서도 고구마는 그저 묵묵히 자라고 있습니다.

이렇게 너무 늦게 묘종을 내고 그만큼 늦게 고구마를 심었고, 5천년 역사상 여름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았나 싶은 속에서도 생각보다 수확이 잘 되었기에 비로소 '묘종내기'가 포스팅 될 수 있었죠.
옆에 심은 고추, 올해 1000포기를 심어서 한 포기도 못건졌습니다. 
저희야 약을 안 치니, 그렇다 쳐도 전문적으로 수십년씩 고추농사를 지어오신 이웃분들도 비슷한 고충을 겪으시는 것 보면, 이건 천재지변인 것 같습니다. 고추 1000포기... 아!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픕니다. 어휴~!

다음 글은 고구마 수확입니다. 한번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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